Shakespeare 캐릭터를 통해 본 리더십 시뮬레이션
* 메인 키워드
- 외부 리더 영입
- 조직 변화
- 리더십 시뮬레이션
- 세익스피어 리더십
서론
외부에서 새로운 보스(관리자)를 데려오는 일은 마치 연극의 무대에 예상치 못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순간과도 같다. 배우들은 이미 합을 맞춰가고 있는데, 대사를 외우지 못한 배우가 갑자기 무대 한가운데에 서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관객은 긴장하고, 배우들은 당황하며, 극은 흔들린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곳도 마찬가지다. 11월, 외부 리더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곳의 공기는 벌써 묘하게 달라졌다. 익숙했던 안정감이 서서히 흐트러지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불안이 스며든다.

조화롭지 않은 외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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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서 출발하며
나는 이미 여러 번 비슷한 장면을 겪었다. 학원업계에서는 종종 강사 출신이 아닌, 행정 담당자 출신 리더가 외부에서 영입된다. 겉보기에는 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숫자와 자료에는 강점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교실의 공기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수업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모른다.
그 결과는 늘 비슷했다. 회의실에서는 KPI, 효율성, 비용 절감 같은 단어들이 오갔지만, 강사들은 점점 의욕을 잃었다. 리더가 교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하니, 강사들의 피드백은 늘 ‘비용 상승’이나 ‘비효율’로 취급되었다.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은 커졌고,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결국 학원은 연달아 문을 닫았다. 나는 그때 뼈저리게 배웠다. 내 것이 아닌 무대에서는, 목소리를 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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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 강사 출신 vs 행정 출신 리더
강사 출신 리더 – 햄릿과 프로스페로 사이
강사 출신 리더는 교실을 이해한다. 수업의 난관, 학생들의 집중력, 학부모의 눈빛까지도 읽는다. 그래서 강사들은 이런 리더 밑에서 안도감을 느낀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다. 현장의 감각에 익숙하다 보니 큰 전략을 세우는 데 서툴 수 있다. 때때로 햄릿처럼 지나치게 고민만 하다가 결정을 미루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현장과 전략을 함께 보는 균형 감각을 갖춘다면 템페스트의 프로스페로처럼, 혼돈 속에서도 조율을 해내는 리더가 될 수도 있다.
행정 출신 리더 – 시저와 맥베스의 그림자
행정 담당 출신 리더는 숫자와 관리에 강하다. 처음에는 조직 전체를 정리정돈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수업의 본질을 모르니, 종종 줄리어스 시저처럼 권위만 앞세우거나 맥베스처럼 단기 성과만 추구하다가 조직 문화를 무너뜨린다. 내가 겪은 학원 폐업의 연속은 바로 이런 그림자에서 비롯됐다. 교실을 모르는 리더는, 결국 교실을 붕괴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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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세 가지 길
“내 것이 아님”의 냉정한 사실. 당신 말이 맞다. 내가 주인이 아닌 무대에서는 내 목소리가 종종 허공을 맴돌 뿐이다. 수많은 강사와 직원들이 이 진실을 경험하고, 결국 “침묵”을 선택하게 된다. 이건 패배라기보다는 현실을 인정한 생존 방식이다. 많은 경험 끝에 나는 알게 되었다. 내 목소리를 아무리 내도, 내 것이 아닌 무대에서는 연극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다면 선택지는 세 가지다.
1. 관객 모드 – 최소 에너지 전략
그냥 주어진 대사만 하고, 갈등을 만들지 않는다. 갈등을 만들지도 않고, 혁신을 시도하지도 않는다. 장점은 지치지 않는다는 것이고, 단점은 발전이 없다. 더 나아가지도 못하지만, 소모되지도 않는다.『리어왕』의 광대처럼, 소극적으로 남아있지만 끝까지 살아남는 선택이다. 이 방식은 특히 “생존”이 목표일 때 유효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과 보람을 빼앗긴다.
2. 배우이자 기록자 – 나만의 자산 쌓기
외부 리더 밑에서는 조직이 바뀌지 않아도, 그 안에서 배운 것과 경험을 글·자료·콘텐츠로 기록할 수 있다. 무대는 변하지 않지만, 배우가 무대를 나중에 책으로 남기면 그건 영원히 내 것이 된다. 당신의 경험은 블로그, 책, 영상으로 남기면 그것은 온전히 내 자산이 된다. 무대는 타인의 것이지만, 원고와 기록은 내 것인 것이다. 세익스피어가 무대를 넘어 400년 넘게 회자되는 이유도 결국 기록에 있다.
3. 무대 옮기기 – 주인의식 있는 곳 찾기
언제든지 “내 무대”를 찾을 준비를 한다. 지금은 묵묵히 일하지만, 동시에 내 사업·내 프로젝트·내 커리어 무대를 위한 준비를 한다.
세익스피어의『템페스트』 속 프로스페로처럼, 오랫동안 추방된 삶을 살다가 결국 자기 섬을 무대로 삼는 전략이다. 지금은 묵묵히 일하지만, 언제든 나만의 무대를 세울 준비를 한다. 외부 리더 밑에서 일하는 경험조차 내 미래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위한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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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침묵, 그리고 나의 태도
요즘 MZ세대는 조직 안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들은 침묵하는 대신, 기회가 오면 바로 떠난다. 이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들의 방식은 “내 무대는 따로 있다”는 선언이기도 한 것이다. 내 것이 아닌 무대에 에너지를 쏟아 붓는 것은 결국 자신을 소모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 역시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내 무대를 준비하는 쪽으로 에너지를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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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외부 리더는 위기이자 기회
외부 리더가 누구든, 조직은 흔들린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흔들림을 내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침묵 속에서 에너지를 축적하고, 경험을 기록하며, 다음 무대를 준비한다면, 이번의 불안은 새로운 시작의 자양분이 된다.
세익스피어의 무대가 늘 그렇듯, 비극과 희극은 배우가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 이 무대는 내 것이 아니지만, 다음 무대는 분명 내 것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무대에서 나는 더 이상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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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읽기
• Harvard Business Review – Shakespeare and Leadership
• William Shakespeare – Britan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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