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승진의 함정 읽기 - 권한 확대, 절차 약화, 통제 공백
맥베스의 몰락은 권한이 커질수록 절차가 약해지고, 절차가 약해질수록 조직이 빨리 무너진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현실에서도 승진 직후 90일은 위험 구간이다. 빠른 성과를 보여 주겠다는 압박이 의사결정 건너뛰기, 측근 중심 운영, 예외의 상시화를 부른다. 그래서 첫 메시지는 속도보다 구조다. 권한을 확대하기 전에 어떤 통제 지점을 더 강하게 만들지 문서로 박아 둔다. 재무 집행, 인사 결정, 대형 계약, 보안 설정, 데이터 접근 같은 항목은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선포한다. 승진은 칭호가 아니라 경계의 재설계다. 경계가 없으면 성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맥베스가 칼로 질서를 세우려 할수록 혼란이 커졌듯, 회사에서 힘만 밀어붙이면 단기 성과 뒤에 큰 청구서가 따라온다. 권력 리스크의 해독제는 더 큰 힘이 아니라 더 촘촘한 절차다.

2. 컨트롤 타워의 5가지 장치 - 리스크 레지스터, 얼리 워닝, 제보, 이해상충, 로그
컨트롤 타워는 추상 이론이 아니다. 다섯 가지 장치만 돌아가도 사고 확률이 급감한다. 첫째, 리스크 레지스터. 재무, 법무, 안전, 평판, 보안 항목을 리스트업하고 영향과 확률에 점수를 매긴다. 점수는 거칠어도 된다. 중요한 것은 팀이 같은 표를 본다는 사실이다. 둘째, 얼리 워닝 지표. 고객 불만 증가, 이직률 상승, 결근률 변화, 원가 급등 같은 선행지표를 주 단위로 모니터한다. 그래프가 꺾이는 순간 대응한다. 셋째, 익명 제보 채널. 외부 호스팅으로 분리해 보복 위험을 낮추고, 제보 접수에서 조사 착수까지 최대 응답 시간을 정한다. 넷째, 이해상충 신고. 프로젝트, 채용, 벤더 연계에서 이해관계를 자가 신고하게 하고, 표본 감사를 돌린다. 다섯째, 의사결정 로그. 누가 언제 왜 결정했는지 남기고 정기적으로 샘플 리뷰를 한다. 이 다섯 가지가 만들어 내는 것은 두 가지다. 문제의 조기 포착과 책임의 절차화. 맥베스의 세계에서 비밀은 파국을 낳았지만, 투명한 기록은 조직을 지킨다.
3. 권력의 심리학에 대응하기 - 쿨링 오프, 이중 서명, 윤리 리뷰
권력은 사람을 둔감하게 만든다. 예외를 자기에게만 허용하고, 결과가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고 믿기 쉽다. 이를 막는 첫 장치가 쿨링 오프다. 큰 인사, 대형 계약, 보상 정책 변경 같은 결정은 24시간에서 48시간 유예 후 재확인한다. 뜨거운 순간에 내린 결정을 차갑게 다시 보는 시간이다. 두 번째는 이중 서명이다. 급여, 보너스, 벤더 대금 같은 민감 항목은 서로 다른 부서의 두 명이 서명하도록 한다. 이해상충의 위험을 낮추는 가장 단순한 방식이다. 세 번째는 윤리 리뷰다. 외부 위원을 포함한 소위원회가 분기마다 고위험 결정을 샘플링해 검토한다. 규칙이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규칙을 신뢰하게 만든다. 맥베스가 설득자 한 명의 말에 흔들렸다면, 건강한 조직은 여러 눈의 검토를 통해 균형을 잡는다. 심리적 안전장치는 권력을 묶는 쇠사슬이 아니라 조직을 지키는 안전벨트다.
4. 승진 90일 운영 계획 - OKR, 권한표, 내부감사, 1대1 루틴
승진 뒤 첫 90일은 방향을 정하는 시간이다. 네 줄 계획으로 충분하다. 첫째, OKR을 다시 짠다. 매출 같은 성과 목표와 고객 불만, 준법, 보안 같은 안전 목표를 동급으로 둔다. 둘째, 의사결정 권한표를 공개한다. 위임, 본인 결재, 위원회 심의 항목을 구분하고 문턱 값을 명시한다. 셋째, 분기 내부감사를 예고하고 프로세스 샘플링을 돌린다. 실수를 초기에 잡으면 비용이 싸다. 넷째, 주간 1대1 경청 세션을 만든다. 현장의 체온을 듣는 시간이 리스크의 초기 신호를 잡는다. 마지막으로, 실패 시 회수 절차를 적어 둔다. 특정 지표가 임계치를 넘으면 권한을 임시 회수하고 구조를 고친다. 맥베스의 칼을 막는 것은 더 큰 칼이 아니라 문서화된 경계다. 경계는 속도를 늦추는 장치가 아니다. 속도를 안전하게 만드는 레일이다. 레일 위의 열차는 더 빠르고 더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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